항목 ID | GC09001392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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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어공식명칭 | Eop |
분야 | 생활·민속/민속 |
유형 | 개념 용어/개념 용어(일반) |
지역 |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저석리![]() ![]() ![]() |
시대 | 현대/현대 |
집필자 | 김효경 |
[정의]
충청남도 부여군에서 갑작스레 좋은 일이 발생하였을 때에 특별히 모시는 가신.
[개설]
충청남도 부여 지역에서는 집안에 갑작스레 좋은 일이 발생하면 ‘업’이 들어왔다고 여긴다. 업은 한집안을 보살펴 주는 가신이다. 업은 대개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으며, 간혹 집 안에 나타난 두꺼비, 족제비, 구렁이 등을 업으로 간주한다. 고양이나 날짐승 등이 집 안으로 들어와도 업으로 간주하여 잘 돌본다. 그런데 업은 그 집에 복이 되기도 하고 해가 되기도 하므로 특히 주의하였다. 업이 그 집을 나가면 망한다고 하여 업이 나가지 않도록 극진히 대우하고 보살핀다. 드물게는 집 안에 짚으로 주저리를 튼 ‘업가리’를 업의 신체로 삼아 모셔 두기도 한다.
부여 지역에서 업을 언제부터 모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, 갑작스레 얻게 된 집안의 부를 특정 동물, 새로 들어온 사람과 연관 지어 이해하고자 하는 관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.
[부여 지역의 여러 사례]
부여읍 저석리 서원마을에서는 업으로 간주하는 동물이 장작을 쌓아 두는 집 뒤꼍에서 간혹 보였기에 장작더미가 있는 곳을 업이 있는 곳으로 여겼다. 업으로 간주하는 동물이 보이면 때리거나 해코지하지 않았다. 또 업이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고 하는데, 가난하였던 사람이 갑작스레 부자가 되면 “큰 업이 들어왔나 보다”라고 이야기하였다. 내산면 지티리 괴목정마을에서는 업을 조심스레 모셔다가 쌀 바탱이[옹기]에 담아 둔다. 은산면 장벌리 주민들은 날이 궂을 때에 두꺼비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“업두꺼비 들어온다”라고 하며 부자가 된다고 여겼다.
부여 지역에서는 동물만이 아니라 집안에 새사람이 들어온 후 부자가 되었다면 그 사람을 업으로 여기기도 한다. 저석리에서는 새로 며느리를 들이고 나서 가세가 흥한 경우 그 며느리를 ‘업둥이’라고 부른다. 간혹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못하면 부잣집 대문 앞에 아이를 데려다 놓는데, 부잣집에서는 아이를 ‘복덩이’로 여겨 잘 키워 준다. 집 안으로 들어온 동물이나 인간 모두 집안의 운수와 연관 있다고 여겨 함부로 내치지 않는다. ‘업’이라는 민속 관념이 버려지는 아이와 연관되면서 오히려 아이를 보호하는 관념으로 활용되었다.